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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코노미

고환율 시대 자산 배분 (달러, 미국주식, 포트폴리오)

by 부자댕이 2026. 3. 4.

환율이 1,400원을 넘던 날, 저는 국내 주식 계좌만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달러가 오른다는 뉴스는 봤지만 그게 제 자산에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저 물가가 오르겠구나, 해외여행 가면 돈이 더 들겠구나 정도의 감각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미국 주식을 가진 사람들이 환율만으로도 수익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고환율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면서 과거 IMF나 금융위기 때처럼 힘든 시기가 오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이번엔 조금 다르게 접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다른 지금, 달러 자산 보유자들의 등장

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은 1,500원을 넘었고, 당시 대부분의 국민에게 고환율은 악재였습니다. 수입 물가가 급등하고 기업들이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이 이어졌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계속됐죠.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미국 주식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달러 자산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ㅡ

 

서학개미의 누적 매수액은 2024년 기준 약 1,61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37조원에 달합니다(출처: 한국예탁결제원). 여기서 서학개미란 국내 거주자가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뜻합니다. 이 금액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2024년 11월 한 달에만 약 5조원 가량 순매수가 이루어졌습니다.

 

과거 고환율 시기에는 이런 서학개미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개인 투자자 중 약 40%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2030 세대의 경우 미국 주식 비중이 60%에 달할 정도로 해외 투자가 일상화됐습니다.

 

저도 처음엔 국내 주식만 들고 있었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국내 주식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왜 파는지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공부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환산했을 때 손실이 나는 구조거든요. 그래서 원화 약세 구간에서 외국인들이 빠져나가는 건 당연한 행동이었던 겁니다.

 

기업들도 해외 유보금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업 해외 유보금은 약 1,14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68조원 규모입니다.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 기업들은 원재료를 수입할 때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다시 바꾸지 않고 달러로 보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민연금도 해외 주식에 37.3%를 투자하고 있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출처: 국민연금공단). 개인, 기업, 국가 모두가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죠.

 

이렇게 달러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환율이 오르면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수익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300원일 때 미국 주식을 매수했고 지금 환율이 1,477원이라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원화 기준으로 약 13~14%의 수익이 나는 구조입니다. 제가 소액으로 미국 주식을 처음 샀을 때도 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플러스로 나오는 걸 보고 자산 배분의 의미를 처음 체감했습니다.

고환율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그렇다고 모든 게 장밋빛인 건 아닙니다. 달러가 강해지면 국내 경제에는 여러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성장이 둔화되면 기업 실적이 악화되죠. 주식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집니다. 실제로 2024년 11월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은 약 10조원 가량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외국인이 계속 매도하면 연기금이나 기관, 개인도 버티기 어렵습니다. 연기금이 방어할 수 있는 비율은 약 2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입니다. 만약 외국인 매도가 계속된다면 추가로 받아낼 여력이 부족해지는 거죠. 기관은 이득을 쫓아 움직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빠지면 따라서 나갈 가능성이 높고, 개인들도 주가가 흔들리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외국인들이 이렇게 매도하는 걸까요? 저도 처음엔 궁금했는데, 핵심은 원화 가치 하락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시중에 통화량이 증가했습니다. M2 (광의통화량)은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총량을 뜻하는데, 이 수치가 2023년 이후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올라가는 겁니다. 외국인들은 당연히 가치가 떨어지는 돈보다 가치가 올라가는 돈을 선호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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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때 우리나라도 따라 올리는 듯했지만 중간에 멈췄습니다. 부동산이 무너질까 봐 금리 인상을 중단한 건데, 이게 결국 여러 부작용으로 이어졌습니다. 2023년 둔촌주공 사태 같은 부실 건설사 문제가 터질 뻔했을 때 정부가 막아주면서 금리를 동결했고, 그 결과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겁니다.

 

만약 미국처럼 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렸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9%까지 올라가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었을 텐데, 우리는 4% 수준에서 멈췄기 때문에 오히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었던 겁니다.

 

일부에서는 지금 주식 시장이 올랐으니 괜찮은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지금 주식 시장이 오른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는 부동산 대기 자금이 주식으로 흘러들어왔고, 둘째는 AI 관련주와 반도체 관련주가 실적 호조로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 전체가 건강하게 오른 게 아니라 일부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라는 거죠. 외국인이 계속 매도하면 이런 상승세도 언제든 꺾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처럼 고환율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자산을 분산해서 보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원화 자산만 들고 있으면 원화 가치 하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지만, 미국 주식이나 달러 자산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면 환율 상승이 오히려 수익으로 작용할 수 있거든요. 저도 환율이 1,400원을 넘을 때 소액으로나마 미국 주식을 시작했는데, 주가 변동 없이도 환율만으로 수익이 나는 경험을 하면서 자산 배분의 필요성을 체감했습니다.

 

물론 미국 주식에 몰빵하라는 건 아닙니다. 자산의 일정 비율, 예를 들어 30% 정도를 미국 주식이나 달러 자산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70%는 국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원화 자산으로 유지하는 방식이 균형 잡힌 접근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건 공부하지 않고 투자하면 어떤 시장이든 위험하다는 점입니다. 종목에 대해 꼼꼼히 공부하고, 환율 흐름과 경제 상황을 이해한 뒤 투자해야 합니다.

 

지금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고 있고, 2026년에는 이를 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거처럼 모두가 힘든 시기가 올 수도 있지만, 달러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번 고환율 국면을 겪으면서 환율이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뉴스가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내 자산의 어느 부분이 달러와 연결돼 있고,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정도는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 그 정도의 감각만 있어도 예전보다는 조금 더 현명하게 자산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7sbs2HQ6d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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